뇌성마비 장애를 딛고 해외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유선 교수가 마이크에 대고 무언가를 설명 하고 있다

지난해 12월 29일, 서울 이룸센터(영등포구 의사당대로)에서 뜻깊은 행사 하나가 열렸다. ‘의사소통 권리의 중요성’을 주제로 한 특강이었다. 한국장애인재단 지원 사업 중 하나로 개최된 이날 강연에서 연단에 오른 이는 정유선 미국 조지메이슨대학교 특수교육과 교수. 뇌성마비 장애를 딛고 미국 유학길에 올라 조지메이슨대에서 보조공학(assistive technology)[1]으로 박사학위를 받은 그는 보완대체의사소통(Augmentative and Alternative Communication, AAC)[2]의 필요성을 전파하는 데 앞장서오고 있다.

이런저런 이유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사람들에게 용기를 북돋우기 위해 마련된 강연 현장을 삼성전자 뉴스룸이 찾았다. 이날 강연의 주요 내용과 행사 직후 진행된 정 교수와의 인터뷰 내용을 정리했다.

 

“스티븐 호킹 강연, AAC 없었다면 성사되지 못했을 것”

뇌성마비 장애를 딛고 해외 박사 학위를 취득한 정유선 교수의 웃고있는 측면사진▲뇌성마비 장애를 딛고 해외 박사 학위를 취득, 국내에서도 화제가 됐던 정유선 교수는 장애인 의사소통 분야 발전을 위해 꾸준히 힘써오고 있다

언어 장애로 의사소통이 힘든 사람의 눈 앞엔 ‘보이진 않지만 거대한’ 벽 하나가 놓여있다. 그럴 때 사람 목소리를 대신하는 AAC의 역할은 ‘단순 의사소통 수단’ 그 이상이다. 하지만 정유선 교수에 따르면 국내 AAC 관련 교육은 아직 걸음마 단계에 불과하다.

“AAC를 효과적으로 활용하면 모두가 의사소통에 구애 받지 않고 함께 어울려 살아갈 수 있습니다. 영국 천재 물리학자 스티븐 호킹 박사를 예로 들어볼까요? 호킹 박사는 루게릭병으로 전신이 마비돼 목소리로 의사 표현을 하기 힘든 상태죠. 하지만 AAC 덕분에 세계 각국에서 왕성하게 강연과 연구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AAC가 없었다면 오늘날의 호킹 박사도 존재하기 어려웠을 거예요.”

 

“스마트 AAC, 쉬운 조작과 음성 지원 기능 특히 훌륭”

이날 강연에서 정유선 교수는 삼성전자가 개발한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스마트 AAC’을 사용해 강연을 진행했다. 강연 도중 청중에게 스마트 AAC가 설치된 단말기를 나눠주며 스마트 AAC의 구동 원리와 사용법을 직접 알려주기도 했다. 앱 실행 화면에서 텍스트를 입력하면 음성으로 전환되는 스마트 AAC를 접한 청중은 하나같이 신기해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 8월 개발에 착수, 이달 출시를 앞두고 있는 스마트 AAC는 기획에서부터 제작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이 철저히 ‘사용자 눈높이’에서 진행됐다. 강연 현장에서 스마트 AAC를 직접 써본 정 교수는 “신체 거동이 자유롭지 않은 사용자를 배려한 점을 높이 평가하고 싶다”며 “기능이 다양한 데 비해 조작은 굉장히 쉽고 간편해 이삼 일이면 누구나 능숙하게 다룰 수 있을 정도”라고 말했다(스마트 AAC가 탄생하기까지의 과정은 여기를 클릭하면 보다 자세히 확인할 수 있다).

정유선 교수는 강연 도중 청중과 함께 스마트 AAC를 직접 시연해보고 청중들에게 사용 소감을 들려주는 모습▲정유선 교수는 강연 도중 청중과 함께 스마트 AAC를 직접 시연해보고 사용 소감을 들려주기도 했다

강연 참석자들은 스마트 AAC에 상당한 관심을 보였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멋진 목소리로 고백하고 싶은데 가능할까요?” 한 참석자의 질문에 정유선 교수는 빙그레 웃으며 대답했다. “스마트 AAC엔 13종 음성 지원 기능이 있어요. 사랑 고백에 꼭 성공하세요!”

강연 수단으로서의 스마트 AAC 성적은 몇 점이나 될까? 정 교수는 “의사 전달 능력이 특히 훌륭하더라”며 “음성을 문장 기준으로 읽어주는 기능도 좋았다”고 말했다. 다만 “개선된 버전에선 강연 등을 진행할 때 발표 자료에 맞춰 진행할 수 있도록 문단 단위로 텍스트를 읽어주는 기능이 추가되면 좋겠다”는 조언을 건넸다.

 

“소통의 시대, 장애인의 눈과 귀 돼줄 AAC에 관심을”

정유선 교수가 웃으면서 손가락 하트를 하고 있다

정유선 교수는 “의사 전달에 어려움을 겪는 사람들에게 AAC 기기 사용 교육은 필수”라며 “그와 동시에 비장애인을 대상으로 AAC의 개념과 필요성을 적극 알리고 언어장애 관련 인식을 개선하려는 노력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비장애인에게 말이 의사 표현의 주요 수단이듯 장애인의 의사 소통엔 AAC가 반드시 필요합니다. 그 사실을 좀 더 널리 알리는 게 제가 할 일이고요."

인터뷰 말미, 정유선 교수는 뉴스룸 독자에게 한 가지 당부를 전했다. “장애인을 볼 때 무조건 도와주는 게 능사는 아닙니다. 그들이 스스로 자신의 미래를 개척할 수 있도록 길을 열어주세요. 또 하나, 그들과 마주쳤을 때 외면하지 말고 따뜻한 시선으로 대해주시기 바랍니다.”

'의사소통의 권리의 중요성' 행사 참여자 단체 사진

바야흐로 ‘소통의 시대’다. 장애 여부와 무관하게 소통의 중요성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기초적 의사소통에서조차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들의 불편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다. 모쪼록 스마트 AAC가 이 문제의 ‘속 시원한 솔루션’으로 하루 빨리 자리 잡게 되길 바란다(스마트 AAC와 관련, 보다 상세한 정보는 여기서 확인할 수 있다)


[1] 장애인의 이동∙의사소통∙자조 능력을 지원, 재활을 실질적으로 돕기 위한 기술

[2] 말이나 글로 의사소통하기 어려운 사람을 돕기 위해 쓰이는 대체 의사소통 방법을 통칭하는 용어

삼성전자 뉴스룸 원문보기 : https://news.samsung.com/kr/?p=31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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