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표를 시작한 서성원 교사와 이 모습을 바라보는 APEC 연수단원들

지난 24일 오전, 서울 을지로의 한 호텔로 한 무리의 외국인이 모여들었다. 교육부의 제안에 따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1]) 공식 사업으로 승인된 국제 이러닝 연수단 (이하 ‘이러닝 연수단’)원들이었다. 우수 이러닝 콘텐츠를 직접 체험하고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이들이 이날 참여한 수업은 현직 고교 교사가 진행해 눈길을 끌었다. 삼성전자 주니어소프트웨어아카데미(이하 ‘주소아’) <박스 참조>미래교사단원이기도 한 서성원<위 사진 스크린 왼쪽에 서있는 사람> 서울 마포고 교사가 그 주인공.

이러닝 연수단은 APEC 역내 12개 회원국 간 지식∙정보 격차를 해소하고 교육정책 실무를 해결하기 위해 2005년 결성된 조직이다. 이듬해인 2006년부턴 회원국 교육부에서 추천 받은 교육 정책가와 학자를 대상으로 정기 연수 프로그램을 실시해오고 있다. 이날 자리를 함께한 9개국 출신 단원 16명은 제41차 연수(4/17~27) 수강생들. 서성원 교사의 특강은 이레째인 이날 오전 진행됐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그 현장을 동행 취재했다.

주니어소프트웨어아카데미 삼성전자의 대표적 사회공헌 사업 중 하나. 문제 해결 중심 소프트웨어 융합 교육 모델을 개발, 제공하는 청소년 대상 교육 프로그램으로 2013년부터 운영 중이다. 지난해 결성된 미래교사단은 ‘실제 교육 현장에서 활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 교육 모델을 연구하는 현직 교사들의 모임이다. 단원들은 각자 팀을 이뤄 다양한 실제 사례를 공유, 평가하며 교육 모델을 완성해간다


수업 전 문화부터 익혀… ‘기초’부터 ‘심화’까지 단계별로 교육

강연에 집중하는 APEC 남성 연수 단원

서성원 교사는 주소아 미래교사단에서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교사 중 한 명이다. 그가 이끄는 팀은 지난해 활동 도중 APEC 측 초대로 베트남을 방문, 자체적으로 개발 중인 소프트웨어 교육 모델에 대해 발표하기도 했다. 당시 APEC 담당자가 서 교사의 발표 내용에 관심을 보였고, 그 인연이 이번 특강으로까지 이어졌다. 서 교사가 제시하는 교육 모델은 실제 마포고 재학생을 대상으로 적용했을 당시 수업 만족도가 78%에 이를 정도로 호응이 컸다. 자연히 이날 특강 역시 그 비결에 초점이 맞춰졌다.

“제가 재직 중인 마포고의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은 △문화 확산 △기초 교육 △심화 교육 등 총 세 단계로 이뤄집니다. 문화 확산 단계에선 소프트웨어에 대한 학생들의 호기심을 유발하는 데 집중합니다. 관련 분야 연사를 초청해 강의를 진행하고 학생들이 주체가 돼 소프트웨어 문화를 주제로 한 UCC[2]를 기획, 제작하기도 하죠.”

서성원 교사에 따르면 1단계 교육을 거쳐 학생들이 소프트웨어에 대한 지적 호기심을 충족하면 자연스레 기초 교육 단계로 넘어간다. 이 단계에 접어든 학생들은 자기 주변 문제를 발견하고, 그 해결책을 소프트웨어에서 찾아보는 훈련을 하게 된다. 심화 교육은 단순 흥미를 넘어 소프트웨어 분야로 진로를 정하고자 하는 학생을 중심으로 이뤄진다. 이 단계에선 해커톤[3]이나 콘테스트 등 보다 수준 높고 실전에 가까운 행사가 진행된다.

서성원 교사의 발표 아래 모두가 집중하고 있다

학생들이 먼저 인정한 커리큘럼… “협업 과정서 생각도 바뀌어”

소프트웨어 교육의 중요성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강조되는 추세다. 당장 우리나라도 올해부터 코딩(cording) 교육이 의무화됐다. 교과과정 개편과 함께 올해 중·고교 1학년 재학생을 대상으로 연간 최소 34시간의 코딩 교육이 시행된다. 그런 의미에서 서성원 교사의 실험은 여러모로 뜻깊다. 이날 서 교사가 강의 도중 소개한 교육 참여 학생들의 반응에서도 그 일부를 짐작할 수 있었다.

“미술을 좋아해 특별활동도 미술부를 택했다. 소프트웨어는 딴 세상 얘기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소프트웨어를 만들 땐 서로 다른 분야 간 협업이 중요하다고 하더라. 호기심에 (소프트웨어 교육에) 참여했는데 막상 해보니 소프트웨어가 우리 일상과 굉장히 밀접하게 관련돼있어 놀랐다. 그 이후 소프트웨어에 더 관심 갖게 됐다.” (민아진, 서울 마포고 2)

“인하대학교사범대학부속중학교에서 진행된 주소아 모델 수업 때부터 서성원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소프트웨어 교육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처음엔 단순한 코딩 교육인 줄 알았는데 친구들과 협업하며 다양한 경험을 할 수 있었다. 그 과정에서 사고방식도 많이 바뀌었고. 제일 큰 수확은 내 아이디어를 현실에 적용시켜볼 수 있었던 것이다.” (문상혁, 서울 마포고 1)

서성원 교사가 APEC 단원들에게 미니로봇 작동법을 설명하고 있다

놀이하듯 즐기는’ 소프트웨어 교육, 로봇 실습으로 몸소 체험

‘교실 소음 줄이기 프로젝트’ ‘선생님과 친밀감을 높이는 게임기’…. 서성원 교사가 활동 중인 주소아 미래교사단 ‘FT스쿨러(FT_Schooler)’ 팀 소속 학생들이 실제 수업을 거쳐 선보인 소프트웨어 목록이다. 하나같이 일상에서 누구나 쉽게 떠올릴 만한 문제에서 출발, 선보인 결과물이다. 서 교사는 “미래교사단에서 소프트웨어 교육 모델을 연구하며 협업의 중요성을 절감했다”며 “뜻이 같은 동료 교사들과 피드백을 주고받으며 어떤 수업 형태가 가장 효과적일지 논의하는 과정이 정말 소중하다”고 말했다.

APEC 연수단원들이 직접 미니로봇을 조정해보고 있다

서 교사의 발표가 끝난 후 ‘번외 프로그램’으로 간단한 ‘로봇 미션 체험’ 실습이 이어졌다. △노트북에 관련 소프트웨어를 설치하고 △활성화된 채팅 창에 간단한 명령어를 입력하면 △미션 종이 위 소형 로봇이 저절로 움직이는 프로그램이었다. 이러닝 연수단원들은 로봇의 진로가 그려진 미션 종이 위에 로봇을 올려놓고 명령어를 입력해보며 실제 조종에 나섰다. 간단한 명령어에도 로봇이 즉각적으로 반응하며 움직이자 강의실 여기저기서 탄성이 터져 나왔다. 서 교사 수업 참여 학생들처럼 ‘놀이하듯 즐기며’ 소프트웨어 알고리즘을 체험하는 순간이었다.

강의를 마무리하며 서성원 교사는 “남보다 한발 앞서 고민하고 행동하는 ‘학생들의 조력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이제 교사는 단순한 지식 전달자를 넘어서야 합니다. 저도 늘 ‘어떻게 하면 학생들이 흥미로워할 주제를 찾아낼 수 있을까?’ 고민을 거듭하죠. 앞으로도 주소아 미래교사단 활동을 통해 아이들이 스스로 행동하며 깨닫는 교육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1] Asia Pacific Economic Cooperation
[2] User Created Contents(사용자 제작 콘텐츠)
[3] 해킹(hacking)과 마라톤(marathon)의 합성어. 한정된 기간에 기획자∙개발자∙디자이너 등이 팀을 꾸려 마라톤 하듯 아이디어를 도출하고 시제품 단계의 결과물을 완성하는 대회

<삼성전자 뉴스룸 원문보기 : https://news.samsung.com/kr/?p=37002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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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섭다, 두렵다, 더럽다, 으스스하다. 그리고… 정말일까?’ 처음 취재 장소에 대한 얘길 들었을 때 떠오른 생각이다. 그 생각은 실제 그곳에 도착할 때까지 머릿속을 떠나지 않았다. 마음이 무거웠다. 아니, 무서웠다. “가기 싫다”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 올랐지만 자존심상 차마 말하진 못했다. 지난 16일, 그렇게 필리핀 세부로 떠났다.

두려움도 잠시… 거기도 ‘사람 사는’ 곳이더라

취재진을 가장 먼저 반긴 건 미세먼지 없는 파란 하늘, 그리고 뜨거운 날씨였다. 마을 입구, 수십 명의 사람들이 옹기종기 모여있었다. 어딘가에서 아이들의 웃음과 고함 소리가 울려 퍼졌다. 여느 시골 마을과 다를 것 없는 풍경이었다. 걱정했던 냄새도 나지 않았고 공포영화 속 스산한 모습도 찾을 수 없었다.

아이들은 자유롭게 뛰놀고 어른들은 도란도란 얘기꽃을 피우는 공터. 그런데 아이들의 놀이터가 좀 특이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묘지였다. 아이들은 스스럼없이 묘지 위를 뛰어다니고 있었다. 더없이 자연스러웠지만 뭐라고 설명하기 어려운 기분이었다. 우리네 정서에선 분명 이해가 안 되는 장면이었기 때문이다. ‘묘지를 놀이터 삼아 누비는 아이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지?’

죽은 자’의 안식처, ‘산 자’의 생활 터전 되다

▲루도 공동묘지 마을 입구

세부 시내에 자리 잡은 이곳의 정식 명칭은 루도(Ludo) 공동묘지 마을(이하 ‘루도’)이다. 루도는 중국인 공동묘지. 바로 옆엔 또 다른 중국인 공동묘지 마을도 있다. 물론 거기에도 사람이 산다. “루도에 언제부터 사람이 살았는진 잘 모르겠습니다. 전 2009년 이곳에 들어왔는데 그때도 이미 60여 명이 살고 있었죠.” 루도에서 마을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타타<아래 사진 오른쪽>씨가 말했다.

타타씨는 마을로 사람들을 데려오거나 이사 가구를 관리하는 대가로 루도 주민들에게서 하루 100페소(약 2000원)씩 받는다. 그는 “루도 주민 중엔 집 없이 거리를 떠돌다 마을로 들어온 사람이 많다”며 “(2018년 4월 현재) 주민 수는 250명에서 300명 사이”라고 귀띔했다.

마을 여기저기서 발견되는 묘지는 좀 독특하다. 흔히 떠올리는 봉분 형태가 아니라 돌로 이뤄져 있고 그 위에 사당 같은 집이 얹혀진 형태이기 때문(물론 집 없이 돌로만 된 묘지도 있다).

▲루도에서 흔히 발견할 수 있는 집 안팎 모습. 대부분의 주민이 이런 환경에서 생활한다

이 ‘묘지 위 사당 같은 집’이 바로 루도 주민들의 보금자리다. 그들은 여러 개의 묘지 위에 판자를 놓아 누울 곳을 만들고 이런저런 살림살이를 들이며 집 꼴을 갖춰나갔다. 비단 묘지 위뿐만이 아니다. 사람이 들어갈 만한 공간엔 여지없이 집이 들어섰다. 심지어 지붕 위에 지어진 집도 있다. 말 그대로 묘지 위에서 밥 먹고 공부하며 잠도 잔다. 처음 보는 이의 눈엔 오싹할 수 있는 광경. 하지만 ‘루도 2년차 주민’ 마들린씨는 무심히 말했다. “처음엔 저도 무서웠죠. 근데 살다보니 무서운 건 아무것도 아니더라고요. 더 큰 어려움이 훨씬 많거든요.”

깜깜한 심야 묘지서 초저녁 잠 청하는 사람들

마들린씨 말처럼 루도 주민들을 힘들게 하는 건 공포가 아니다. 생활하는 데 필요한 것들의 부재(不在)다. 물과 화장실, 전기가 대표적이다. 특히 전기가 안 들어와 해 떨어지자마자 컴컴해지는 마을은 말 그대로 ‘심야의 공동묘지’로 변한다.

▲빛 하나 있고 없음이 마을을 이렇게 바꿔놓는다. 루도 마을의 낮과 밤 풍경

시끄러웠던 마을은 해가 지면 아연 조용해진다. ‘그래, 공동묘지가 원래 이랬었지!’ 새삼 생각하게 된다. 분명 한낮엔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는데 이상하리만치 을씨년스럽다. 망자의 넋이 잠든 묘지 옆 나무들은 바람 소릴 내며 쉼 없이 흔들린다. 사람들은 해가 떨어지기 무섭게 집으로 들어간다. 돌아다니기 위험한 탓도 있지만 저녁에 딱히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초저녁부터 잠자리에 드는 게 일반적이다.

▲마들린(사진 가운데)씨 가족이 어둠컴컴한 집 안에서 물건들을 정리하고 있다. 마들린씨는 “묘지에 사는 두려움보다 견디기 힘든 건 전기가 들어오지 않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4남매의 어머니이기도 한 마들린씨는 “이것저것 다 불편하지만 제일 힘든 게 전기 공급이 안 되는 점”이라고 말했다. “어두워지기 시작하면 저나 아이들 모두 아무것도 못해요. 비까지 내리면 집 찾기도 쉽지 않죠.” 제일 큰 걱정은 뭐니 뭐니 해도 한창 학령기인 아이들이 제때 공부하지 못하는 것. 실제로 마들린씨네 네 아이 모두 학교에 다닌다. 형편이 넉넉하진 않지만 간호사∙의사∙경찰∙군인 등 저마다 꿈을 품고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 큰딸 마델양은 “전기만 들어오면 숙제든 공부든 맘껏 할 수 있는데 너무 아쉽다”며 “하는 수 없이 숙제는 아침 일찍 일어나서 하는데 못하고 갈 때가 더 많다”고 말했다.

마을 전체에 전기가 안 들어오는 건 아니다. 일부 가구는 옆 마을에서 전기를 끌어다 쓴다. 별도 비용을 치르고 사용하는 집도 있다. 하지만 대부분은 비싼 전기료가 부담스러워 전기를 맘 놓고 쓰지 못한다. 더욱이 필리핀에선 전기 공급을 민간이 관할하기 때문에 전기료를 내지 않으면 가차 없이 전기가 끊긴다. 이래저래 루도 주민들에게 전기는 ‘그림의 떡’인 셈이다.

루도 아이들 활짝 웃게 한 ‘태양광 랜턴 선물’

지난 19일, 루도 주민 200여 명이 한데 모였다. 삼성전자와 밀알복지재단 주최로 태양광 랜턴을 나눠주는 행사가 마련됐기 때문. 이들이 받아 든 랜턴은 흔한 기성품이 아니라 삼성전자 임직원이 손수 조립한 것이다. 삼성전자는 지구를 보호하고 전력난 지역에 희망의 빛을 전달하는 캠페인 ‘셰어 더 라이트(Share the Light)’를 지난해에 이어 지속하기로 결정, 자체 기금을 조성해 랜턴 키트를 구입했다. 여기에 임직원의 자원봉사가 더해지며 이번 행사가 성사됐다. (임직원 랜턴 조립 봉사 현장 취재기는 여기를 클릭하면 확인할 수 있다.)

이날 행사장을 찾은 이기호<아래 사진 왼쪽>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필리핀법인장(상무)은 “필리핀에 온 지 2년 6개월쯤 됐는데 루도의 존재를 이번에 처음 알았다”고 말했다. “(루도 주민들이) 삶과 죽음 간 경계에 살고 있는 듯해 마음이 묘했습니다. 비록 태양광 랜턴이 낼 수 있는 빛은 조그마하지만 이 빛이 마을 주민, 특히 어린이들이 성장하는 과정에서 하나의 길잡이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역시 행사장에서 만난 황영희 밀알복지재단 지부장은 삼성전자가 준비한 선물을 높이 평가했다. “필리핀 사람들이 제일 좋아하는 선물이 태양광 랜턴이에요. 특히 아이들이 좋아하죠. 밤에도 공부할 수 있으니까요.” 그는 “필리핀을 포함해 해외에선 삼성이 한국보다 더 유명하다”며 “삼성이 좋은 일 많이 하고 있긴 하지만 글로벌 사회공헌 활동에 대한 지원을 지금보다 좀 더 늘렸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마을 곳곳서 울려 펴진 메아리 “생큐, 삼성!”

“기분이 참 좋네요. 그동안 전기가 없어 불편했는데 (태양광 랜턴을 들어 보이며) 이게 생겨 정말 기뻐요. 생큐, 삼성!” 이날 가구별로 한 개씩 지급된 태양광 랜턴을 받아 들고 주민 도리나씨는 이렇게 말했다. 비단 도리나씨뿐만이 아니었다. 어른 아이 할 것 없이 너도나도 “생큐, 삼성!”을 외치고 다녔다. 랜턴을 손에 꼭 쥔 채 열광하는 주민들을 보며 여러 감정이 오갔다. ‘큰 선물도 아니고 고작 랜턴 한 대인데….’ 싶다가도 ‘루도 주민들에게 빛의 존재가 저렇게나 절실했구나!’ 새삼 깨달았다. 무엇보다 대단치 않다고 생각했던 일에 진심으로 기뻐하는 그들이 오히려 더 고마웠다.

출국 전, 그리고 루도와 처음 마주쳤을 때에만 해도 쉬 이해하지 못했다. 죽은 자의 안식처를 터전 삼아 살고 있는 사람들의 현실도, 물도 전기도 없는 곳에서 삶을 영위할 수 있단 사실도. 삼성전자가 전달한 몇 백 개의 랜턴으로 마을 전체가 확 바뀌진 않을 것이다. 하지만 최소한 몇 가진 달라지지 않을까? 해가 진 후에도 아이들은 공부할 수 있을 테고, 저녁 식탁을 둘러싼 가족 간 대화도 늘어날 테니 말이다.

삼성전자는 이날 루도 주민들에게 ‘저녁이 있는 삶’을 선사하며 ‘다 함께 잘사는 세상’이란 목표를 향해 한 걸음 더 나아갔다. 황영희 지부장의 당부처럼 그 행보가 멈추지 않고 더 활발해지길!

인도네시아 법인도 ‘빛 나눔’ 동참… 올해는 기증 대수 두 배로 늘려

지난해 삼성전자가 ‘셰어 더 라이트’ 캠페인을 시작하며 처음 찾았던 국가는 인도네시아였다. 당시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은 관내 대표적 저전력 지역 파푸아 티옴(Tiom) 마을에 태양광 LED 랜턴 1400대를 기증했다. 그 결과, 해당 지역 어린이들은 해가 진 후에도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할 수 있게 됐고 어른들은 수공예 등 가계 부업을 이어갈 수 있었다. 작은 랜턴 하나가 주민들의 삶에 큰 빛이 돼준 것이다. (관련 내용은 뉴스룸 기사 ‘프로듀서 S, ‘역대급’ 고생 딛고 인도네시아 오지 마을에 빛 선물하다’와 영상 ‘Deni's New Light #ShareTheLight’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삼성전자 인도네시아법인은 올해도 ‘LED 랜턴 나눔’ 행사를 이어간다. 올해는 현지 NGO인 ‘인도네시아 적십자’와 ‘두안얌(Du Anyam, 인도네시아 농촌지역 여성의 경제적 자립을 돕는 사회적 기업)’과 함께한다. 이번에 랜턴을 기증할 곳은 인도네시아 내에서도 심각한 저전력 지역인 칼리만탄(Kalimantan) 카우번(Kaubun)마을과 플로레스(Flores)섬 라란투가(Larantuka)마을. 삼성전자는 두 곳에 각각 1500개의 태양광 LED 랜턴을 기부할 계획이다.

지난해 랜턴 기증 행사를 총괄했던 이강현 삼성전자 동남아총괄 인도네시아법인 상무는 “작년 캠페인 반응이 좋아 올해는 현지 NGO와 협력해 더욱 체계적인 프로그램을 계획했다”며 “삼성전자가 뿌리 내린 지역 주민의 교육∙보건∙복지 등 삶의 질 향상은 삼성전자의 주요 사명”이라고 말했다. 랜턴 전달식은 오는 26일(라란투가마을)과 다음 달 8일(카우번마을, 이상 현지 시각) 각각 열릴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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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중인 장애인 무용수들
(사진 출처 : 주한영국문화원)

무대 위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은 구분되지 않았다. 휠체어나 보조도구에 의지한 채 무대에 오른 무용수들. 하지만 예술 안에서 그들은 한껏 자유로웠다. 모두가 한데 어우러져 선보인 몸의 대화는 낯설지만 아름다웠다. 다르지만, 아니 달라서 더 매혹적이었다.

그리고 무대 아래, 그들을 ‘좀 다른’ 방법으로 바라보는 이가 있었다. 가상현실(Virtual Reality, VR) 기반 시력 보조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릴루미노’로 공연을 관람한 저(低)시력 시각장애인들이었다. 앞이 또렷하게 보이지 않는 이들에게 공연은 그저 ‘듣는’ 문화에 불과하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지난 18일, ‘굿모닝 에브리바디’가 상연된 서울 아르코예술극장(종로구 동숭동)에서 있었던 일이다.

얽히고설킨 사회, 다들 안녕하신가요?

굿모닝 에브리바디는 늘 파격적 무대를 선보여온 현대무용가 안은미<아래 사진>씨와 영국 칸두코댄스컴퍼니(Candoco Dance Company)의 협업으로 완성됐다. 장애인·비장애인 무용수로 구성된 칸두코댄스컴퍼니는 ‘한-영(韓-英) 상호교류의 해’(2018)를 맞아 ‘다양성 존중 사회’를 응원하기 위해 이번 내한을 결정했다. 공연명에서 짐작할 수 있듯 하루하루 버티듯 살아가는 모두에게 “지난밤 안녕하셨느냐”는 인사를 건네는 게 주된 메시지.

해당 공연을 기획한 안은미 안무가(사진 출처 : 주한영국문화원)

이번 공연을 연출한 안은미씨는 “복잡한 현대사회에서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각자 균형을 찾아가는 모습이 그려지길 바랐다”고 말했다. “안녕을 묻는 일은 결국 살아있는 순간을 확인하는 거잖아요. 크고 작은 장애가 도사리고 있는 사회에서 안전을 유지하기 위해 사람들이 얼마나 힘들게 버티고 있는지, 그 과정에서 얼마나 큰 에너지가 투입되는지 표현하려 했습니다.”

▲릴루미노를 개발한 조정훈 CL과 김용남∙이찬원(왼쪽부터, 이상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씨는 이날 공연장 입구에 부스를 마련, 저시력 관람객에게 삼성 기어 VR과 릴루미노 앱을 제공했다

▲릴루미노를 개발한 조정훈 CL(Creative Leader)과 김용남∙이찬원(왼쪽부터, 이상 삼성전자 창의개발센터)씨는 이날 공연장 입구에 부스를 마련, 저시력 관람객에게 릴루미노 앱이 탑재된 삼성 기어 VR과 갤럭시 노트8을 제공했다

삼성전자는 이 같은 기획 의도에 공감, 저시력 시각장애인을 공연장에 초청해 함께 관람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사물이 왜곡되고 뿌옇게 보이는 시력의 한계를 극복하는 ‘미션’은 삼성전자 C랩(Creative Lab) 과제 중 하나이기도 한 릴루미노가 맡았다. 최소한의 시력만 남아있는 이에게 빛을 선물하는 릴루미노는 이날 과연 제 몫을 다할 수 있을까?

“배우 얼굴 볼 수 있다니… 꿈같아요”

▲공연 전 릴루미노를 착용한 채 함께 온 아들을 바라보는 저시력 시각장애인 임삼자씨

▲공연 전 릴루미노를 착용한 채 함께 온 아들을 바라보는 저시력 시각장애인 임삼자씨

공연 시작 30분 전. 아들 손을 꼭 잡은 저시력 시각장애인 임삼자(71)씨가 릴루미노 부스를 찾았다. “예전에도 릴루미노를 체험해본 적이 있다”는 그는 제법 능숙하게 삼성 기어 VR을 착용하고 초점을 맞췄다. 그런 다음, 옆에 서있던 아들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아들, 수염이 이렇게 길었었어?”

임씨는 첫 체험 때보다 업그레이드된 릴루미노의 기능에 만족스러워했다. “지난번보다 훨씬 더 잘 보여요. 초점이 고정돼 굉장히 편안하네요. 평소 오페라나 뮤지컬을 좋아하는데 보러 오기가 어려웠거든요. 배우들의 얼굴은커녕 자막도 잘 안 보이니 공연 내용을 제대로 이해하기 힘들었죠. 오늘은 릴루미노 덕에 공연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또 다른 관람객 권도연(15, 위 사진)양에게 릴루미노는 “맨 앞줄에서 탈출할 수 있다”는 희망의 다른 이름이다. “대형 스크린으로 영화 보는 게 유일한 문화 생활”이란 그에게 (어두운 객석에서 무대를 바라봐야 하는) 공연 관람은 한낱 허무한 꿈이었다. “공연장 제일 앞쪽 좌석에 앉으면 그나마 좀 보이는데 목도 아프고 많이 불편해요. 이제 릴루미노가 있으니 공연 보는 것도 한결 수월해지겠죠?”

시각 신경 위축[1]이란 장애를 예술혼으로 극복 중인 심규철(39, 위 사진)씨도 이날 공연장을 찾았다. 심씨는 안은미씨와 함께 무대에 선 적도 있을 정도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는 예술가. “요즘도 무용과 연극을 계속하며 자유와 부자유 간 경계를 넘나듭니다. 오늘 릴루미노를 만나 다시 한 번 ‘본다’는 행위가 얼마나 기쁜 건지 깨달았어요. 희망을 봤다고 해야 할까요? 장애 여부와 무관하게 앞으로도 계속, 오랫동안 무대에 서는 게 제 꿈입니다. 그 꿈, 릴루미노가 이뤄줄 수 있을까요?”

▲심규철(사진 맨 오른쪽)씨는 연극∙무용 등 다양한 공연 활동을 펼치는 현역 예술가이기도 하다. 사진은 심씨가 출연했던 연극 장면들

▲심규철(사진 맨 오른쪽)씨는 연극∙무용 등 다양한 공연 활동을 펼치는 현역 예술가이기도 하다. 사진은 심씨가 출연했던 연극 장면들

“릴루미노, 늘 약자 입장 헤아려주길”


(사진 출처 : 주한영국문화원)

이윽고 한 시간여간 계속된 공연이 막을 내렸다. 공연장은 이내 커다란 박수 소리로 가득 찼다.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만나 빚어내는 몸의 대화, 그리고 불가능을 향한 도전 정신에 매료된 관객들의 호응이었다. 김민솔(33)씨도 그중 한 명이었다. “공연장에선 세세한 장면까지 보지 못해 공연 관람 후 늘 놓친 부분을 찾으려 유튜브를 뒤지곤 했다”는 그는 이번 공연에서 릴루미노를 통해 색다른 경험과 마주했다.

▲공연 직후 김민솔(사진 오른쪽)씨가 김용남씨에게 릴루미노 착용 소감을 들려주고 있다

▲공연 직후 김민솔(사진 오른쪽)씨가 김용남씨에게 릴루미노 착용 소감을 들려주고 있다

“공연을 볼 때마다 늘 ‘배우나 무용수의 섬세한 동작이나 표정까지 볼 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했어요. 극이 전개되며 바뀌는 감정을 하나하나 읽고 싶었거든요. 비록 완벽하진 않았지만 오늘 처음으로 그 바람을 이뤘어요. 공연 중반부, 휠체어를 타고 있던 무용수가 상체 힘만으로 바닥에 내려와 감정을 표현하는 장면에선 저도 모르게 눈물이 나더라고요. 한 공간에서 여럿이 함께 공연을 보고 무용수 감정에 몰입했던, 잊히지 않는 순간이었습니다.”

공연 직후 릴루미노 개발진을 만나 소감을 공유하기도 한 그는 “좀 더 많은 시각장애인이 나와 같은 경험을 할 수 있게 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어찌 보면 전 굉장히 운이 좋은 사람이에요. 엄마는 제게 늘 ‘네가 조금이라도 더 잘 볼 수 있다면 뭐든 해주겠다’고 말씀하시거든요. 하지만 주위를 둘러보면 릴루미노 같은 기기가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어려운 환경에서 살아가는 시각장애인이 많아요. 언제나 더 불편한 사람의 입장에서 릴루미노를 지속적으로 개발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시각장애인과의 교감, 계속 이어갈 것”

사실 김민솔씨의 주문은 릴루미노 개발진의 생각과도 일맥상통한다. 김용남씨는 “오늘도 공연 내내 체험자들의 옆 자리에 앉아 모두가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도왔는데 시시각각 변하는 조명은 물론, 무대와의 각도 등 예상치 못했던 변수가 많더라”며 “오늘 겪은 일을 꼼꼼히 기록해뒀다 릴루미노 성능 업그레이드 작업 시 적극 반영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저시력 시각장애인의 릴루미노 체험기는 개발진에게 더없이 유용한 자산이다. 피아니스트 노영서씨와의 협업 과정을 거쳐 ‘다초점 기능’을 추가한 게 대표적 예<관련 기사는 여기 참조>. 이찬원씨는 “요즘도 릴루미노 사용자의 체험 후기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는다”며 “우리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방식으로 기기를 활용하는 사람들과 만날 때도 잦다”고 말했다. “아직 갈 길이 멀죠. 그래도 릴루미노는 계속 발전할 겁니다. 그러려면 보다 많은 시각장애인과의 교감은 필수예요. 앞으로도 꾸준히 노력하겠습니다.”

▲릴루미노를 실제로 착용해본 저시력 시각장애인은 “릴루미노 덕분에 늘 나와 함께하는 가족의 존재를 한층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릴루미노를 실제로 착용해본 저시력 시각장애인은 “릴루미노 덕분에 늘 나와 함께하는 가족의 존재를 한층 더 가까이 느낄 수 있게 됐다”고 입을 모은다

칸두코댄스컴퍼니는 25년간 공연을 통해 장애와 예술에 대한 인식을 바꿔온 세계적 무용단이다. 안은미씨는 “아직 국내엔 이렇다 할 장애 예술 단체가 없고 관련 환경도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면서도 “(칸두코댄스컴퍼니와 함께한) 오늘 공연이 성사된 것만으로도 큰 변화는 이미 시작됐다”고 평가했다. 칸두코댄스컴퍼니가 공연을 매개로 장애와 예술 간 경계를 허물었듯 릴루미노도 이 땅의 시각장애인이 직면한 장벽을 조금씩 낮춰갈 수 있길 기대한다.


[1] 시각 신경 섬유가 죽어서 시각 신경 원반이 작아지는 질환. 염증이나 종양에 의해 시력이 떨어진다

<삼성전자 뉴스룸 원문보기 : https://news.samsung.com/kr/?p=36764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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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12일부터 전국 38개 시·군 188개 중학교에서 중학생 7000명 대상 ‘삼성드림클래스 주중·주말교실’을 개강한다.

2012년부터 시작한 ‘삼성드림클래스’는 교육 여건이 부족한 중학생에게 대학생 강사들이 학습을 지원하는 삼성전자의 교육 사회공헌 사업이다.

주중교실은 대학생 강사가 중학교를 찾아가 방과 후 보충 학습을 지도하는 것으로 대도시 위주로 진행되며, 대학생 강사가 매일 찾아가기 어려운 중소도시에서는 주말교실이 운영된다.

이번 ‘주중·주말교실’은 내년 2월까지 운영되며, 1650명의 대학생 강사가 참여할 예정이다.

‘삼성드림클래스’는 여름과 겨울 방학 때는‘주중·주말교실’ 뿐만 아니라 대학 캠퍼스에서 방학 캠프도 개최한다.

둔원중학교에서 삼성드림클래스를 담당하는 박찬영 교사는 "드림클래스는 학생들이 자칫 낭비할 수 있는 방과 후 시간을 알차게 채워주고 집에 돌아가서도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줘 학생들의 성적 향상과 학습에 대한 동기부여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도 신흥중학교 3학년 시절 드림클래스에 참여해 동두천외고에 진학한 장태건 학생은 "드림클래스에서 대학생 선생님을 만나면서 미래의 꿈과 희망에 대해 생각하게 됐다"며, "경영 컨설턴트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고등학교에서도 드림클래스에서 배운 자기주도학습법과 시간 활용법을 잊지 않고 열심히 공부하겠다"고 말했다.

삼성드림클래스가 지속되면서 참여했던 중학생이 어엿한 대학생으로 성장해 다시 대학생 강사로 참여하는 교육의 선순환이 이어지고 있다.

2013년 부산 동수영중학교 3학년 시절 드림클래스에 참여했던 제민영(서강대 커뮤니케이션학부 2학년) 씨는 올해 서울 정원여중에서 드림클래스 대학생 강사 활동을 시작한다.

제씨는 "중학생 때 받았던 도움과 추억을 후배들과 나누고 싶어 참여하게 됐다"며, "첫 수업이라 많이 떨리지만 드림클래스 출신답게 학생들의 마음을 이해하는 강사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한편, 지난 7년간 삼성드림클래스에는 총 중학생 6만5000여 명, 대학생 1만8000여 명이 참여했다.

2017년 3월 서울 북서울중학교에서 실시했던 삼성드림클래스 주중 ∙ 주말교실 모습

2017년 3월 서울 북서울중학교에서 실시했던 삼성드림클래스 주중 ∙ 주말교실 모습

2017년 3월 서울 북서울중학교에서 실시했던 삼성드림클래스 주중 ∙ 주말교실 모습

▲ 2017년 3월 서울 북서울중학교에서 실시했던 삼성드림클래스 주중주말교실 모습

<삼성전자 뉴스룸 원문보기 : https://news.samsung.com/kr/?p=3670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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